[정성재 / 故 정유엽 군 아버지 : 유엽이 그때 그대로, 그때 가방 안에 있던 것 그대로 두고 있어요.]
마스크 사려고 추위에 떨며 긴 줄을 섰던 것이 화근이었습니다.
건강했던 아들은 갑자기 고열에 시달리다 끝내 세상을 떠났습니다.
[정성재 / 故 정유엽 군 아버지 : 땀 훔쳐주는 거 그것밖에 할 수 없었거든요. 그때 (유엽이가) 진짜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 '엄마 나 정말 아프다. 엄마 나 아파']
14번이나 검사했지만,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았습니다.
사인은 폐렴.
[조승연 / 인천의료원 원장 : (17살) 그 나이에 폐렴에 걸려서 사망한다는 것은 21세기에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. 그 당시만 해도 코로나 환자가 병원에 들어오면 그 병원을 폐쇄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에 병원에서도 겁이 나니까 받지를 못한 거죠.]
두렵고 혼란스러웠으며, 유난히도 추웠던 2년 전 겨울, 대구.
대한민국 공공의료는 작동하지 않았습니다.
[정성재 / 故 정유엽 군 아버지 : 지금 애가 열이 이렇게 나고 아픈데 링거라도 맞춰서 체온을 떨어뜨려야 하는 것 아닙니까? 그러니까 병원에 와서는 안 된다고 하는 거예요. 그럼 병원에서 해 줄 수 있는 게 뭡니까 하니까 해 줄 수 있는 게 없다고.]
2015년 이미 우리는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.
메르스의 교훈, 5백 장 넘는 이 보고서는 무엇을 바꿨을까요?
확진자 동선 추적이 가능해졌고, 그 덕분에 예리한 칼날처럼 코로나19 확산의 고리를 끊어내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습니다.
하지만 대유행이 오면 무의미해집니다.
그때 생명을 살리는 건, 확진자 동선 추적이 아닙니다.
화려하고 거대한 민간 병원도 아닙니다.
이윤이 남지 않아도 묵묵히 할 일을 하는 허름한 공공병원입니다.
2015년과 2020년 공공병원의 병상 수를 비교하면 메르스의 교훈은 초라하기만 합니다.
[조승연 / 인천의료원 원장 : 거의 변한 게 없다고 볼 수 있어요 공공병원이라 해도 불과 성남의료원 하나 정도 개원한 것 말고는 실질적으로 병원 병상을 늘리거나 인력을 보충하거나 예산을 늘리거나 한 부분이 눈에 띄게 변한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. 더구나 코로나19가 2년이 됐는데 2년 동안에 2차 3차 4차 5차 대유행이 오고 있음에도 사실은 항상 똑같은 것이 어쩜 이렇게 데자뷔처럼 반복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.]
아들의 죽음 뒤에도 아버지의 사투가 ... (중략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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